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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을 벗어나게 해준 글
몇 년 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던 나는 어느 날 "마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멈출 수 없다고 느낀다면 이 글을 읽으세요([Read This If You Feel Like You Can't Stop Creating Problems In Your Mind](https://www.huffpost.com/entry/read-this-if-you-feel-like-you-cant-stop-creating_b_578f7bc7e4b06fcf086d73f7))"라는 브리아나 위스트(Brianna Wiest)의 글을 읽고 사고방식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인상 깊었던 구절을 적어본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 걱정이 없고 만족스럽고 즐거운 상태라는 의미에서 행복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우리의 두뇌는 우리의 행복이 아니라 생존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걱정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한다."
정말 우리들은 매일 걱정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한다.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 오후, 회사 출근해야 할 월요일을 생각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상승한다. 월급날은 기분이 좋다가도 카드값이 빠져나간 통장 잔고를 보면 우울해진다. 시험 보기 전에는 점수가 낮게 나올까 걱정하고, 자격증 시험을 보면 떨어질까 두렵다.
필자가 페이스북 배경 이미지로 쓰고 있는 스타워즈의 제다이 마스터 요다(Yoda)의 말이 있다.
"**두려움**은 다크사이드로 가는 길이다. 두려움은 **분노**를 낳고, 분노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고통**을 낳는다."
-요다
그렇다. 두려움은 결국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다스 베이더로 변화시켰던 것처럼…. 두려움은 우리 뇌의 편도체에서 활성화되고 기억된다. 동물의 편도체를 파괴하면 본능적인 공격성, 두려움 등이 사라지기 때문에 쥐의 편도체를 파괴할 경우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감정이다. 원시시대 위험을 감지하여 신체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 맹수의 공격을 받아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불필요한 두려움을 너무 많이 느낀다. 당장 죽지 않고 조금 힘들 뿐인데도 마치 죽을 것처럼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다. 이런 두려움이 우리의 뇌와 신체를 파괴한다. 암으로 잘못 오진을 받았는데 실제로 믿고 죽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또한, 두려움은 창조력도 저하시킨다.
**"우리가 창조하도록 설계된 존재라고 생각하면 우리의 삶이 달리 보인다. 예를 들어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고통은 나쁜 것이지만 이 인생에서 내가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면 고통은 창조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삶이 참 힘들던 시기에 이 글을 보고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다. 나에게 발생하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과 기분 나쁜 감정들. 이런 감정에서 생각을 전환하여 '**창조**'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지금 무얼 창조할 수 있지?**'라고 질문했다. 이런 사소한 생각의 전환이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쓰게 된 원동력이 됐다. 그전에는 그저 써보고 싶다는 희망뿐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정신적인 고통은 창조하는 데 집중할 때 사라질 때가 많다.
'**창조**'적 사고란 '**인풋(input)**' 위주의 사고에서 '**아웃풋(output)**' 중심의 결과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창조적 마인드셋이 생기면서 메모가 늘어나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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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창조를 축적하기
새해 초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계획을 세우는가? 하지만 연말에 보면 실천한 것이 거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창조**'의 마인드로 작은 것 한 가지라도 실천하자. 우리에겐 멋지고 수많은 계획이 아니라 작은 실천(성공)의 축적이 필요하다.
우리는 너무 쉽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페이스북을 보면 소위 '자랑질'의 사진과 자기 과시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러워하고 시기한다. 다른 사람이 창조한 것에서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없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만의 '**창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창조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될 필요는 없다. 가장 간단한 창조는 자신의 일상이나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메모'다. 언어는 인간이 창조한 가장 위대한 창조물이다. 이 위대한 발명품을 썩이지 말자.
나는 무엇을 할 때 기쁜가? 매 순간 자신의 기분을 인식하고 욕망을 깊이 들여다보라. 그 욕망을 통해 나는 '**오늘**' 무엇을 '**창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다른 사람들이 창조한 것을 즐기는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 소비자는 삶에 복잡성을 더하고 장기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빼았는다. 반대로, 생산자 중심의 콘텐츠 생산자가 되면 창조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런 행복은 진실되고 더 깊이가 있고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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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는 추상화하는 훈련이다
메모의 효과는 너무나 많다. 기억의 향상, 이해력 증가, 사고력 증진, 문제해결, 자기성찰, 마음의 안정 등. 하지만, 필자는 이 글에서 창조적 관점에서의 효과를 강조하고 싶다.
숀케 아렌스(Sonke Ahrens)가 저서 <제텔카스텐>에서 밝혔듯이, 추상화(abstraction)는 개념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열쇠이자, 유사점을 밝히고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열쇠이다. 우리는 추상화 훈련을 통해 아이디어를 쉽게 결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추상화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여 본질적인 것만 남게 하는 것이다. 17년간 스티브 잡스와 일하고 '미친듯이 심플(Insanely Simple)'을 쓴 켄 시걸이 ‘**[스티브 잡스의 최대 업적](https://brunch.co.kr/@analysisman/3)**'은 맥이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아니라 바로 “단순함(simplicity)이다"라고 말한 이유다.
루만 교수의 제텔카스텐 메모는 매우 간결하다. 그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나 밑줄을 긋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여백에 코멘트를 남기지도 않았다. 오로지 A6 크기의 작은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고, 제텔카스텐(독일어 Zettelkasten, 일명 메모상자 Slip Box)에 이미 들어있는 노트와 어떻게 연결할지를 고민했다.
루만 교수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추상화 훈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천재나 재능 있는 사람들이 사용했던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를 하나라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루만 교수처럼 따라 한다고 제텔카스텐 메모법이 그냥 습득되지 않는다.
현대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의 홍수에 허우적대는 우리는 정보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읽은 정보를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모두 모으고, 하이라이트 한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더 안 좋듯이 과도한 수집과 하이라이트는 독이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 대가들과 개인지식관리(PKM; Personal Knowledge Management)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인 티아고 포르테(Tiago Forte)는 ‘**점진적 요약(Progressive Summary**, 번역서는 **단계별 요약**으로 번역)’ 기법을 만들었고, LYT(Linking Your Thinking)의 닉 마일로(Nick Milo)는 ‘노트 쓰기(Note Taking)’를 하지 말고, ‘**노트 만들기(Note Making)**‘를 하라고 제안한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입력(input)에서 **아웃풋(output)**으로의 마인드셋 전환이다.
**추상화 훈련을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메모다.** 글을 읽고 메모하면 자연스럽게 패턴을 인식하고 정수만을 남기는 요약 훈련이 된다. 현대 디지털 사회에 사는 우리는 루만 교수처럼 종이 메모만 할 필요는 없다. 필자는 모바일에서 빠르게 메모할 수 있도록 애플의 ‘숏컷(Shortcuts)‘을 이용해 아이콘을 만들어 놓았다. 음성 메모와 텍스트 메모 2개의 아이콘이 있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메모하면 이 메모가 옵시디언(Obsidian) 노트 앱의 임시 메모(fleeting note)에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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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를 세상에 내보내기
생산성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이자, <세컨드 브레인(원서: Building a Second Brain)>의 저자인 티아고 포르테는 '두 번째 뇌(Second Brain)'란 개념의 마지막 단계로 표현하기(Express)를 강조한다. '**두 번째 뇌(Second Brain)**'는 우리가 신체에 지닌 생물학적 두뇌와 비슷한 시스템을 외부에 구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노트를 사용하여 지식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창조하고, 공유한다. 이를 다른 용어로 '**개인 지식 관리(PKM;** [**Personal Knowlege Management**](https://en.wikipedia.org/wiki/Personal_knowledge_management)**)**'라고도 한다. 우리는 이 '두 번째 뇌'에 메모를 쌓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노트 앱인 에버노트, 원노트, 노션, 옵시디언, 로그시크 등을 의미한다.
메모가 습관이 되고 쌓이면 좋지만, 입력만 되어 축적만 되면 아무리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라도 빛을 발할 수 없다. 아이디어는 행동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생각일 뿐이다. 생각은 덧없이 사라진다. 생각을 표현하고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할 때 진정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다. 매일 메모한 것들은 모아 노트와 글을 쓰고 이를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이런 표현하기(Express)를 통해 여러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집만 하고 요약하는 것은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라는 개념을 발견했다. 생성 효과란 인간이 수동적으로 주어진 정보보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정보를 더 쉽게 기억하는 효과다. 연구자들은 사람이 말하기, 쓰기와 같이 능동적으로 단어를 생성할 때 읽기에 비해 뇌의 더 많은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메모는 우리의 사고를 입력(input)이 아닌 출력(output) 중심으로 전환하여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다른 사람이 창조한 것에서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없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만의 '**창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나는 왜 메모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했다. 바로 '창조'를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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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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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nks
[우리는 행복하라고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 분석맨의 '상상력' (analysisman.com)](https://kr.analysisman.com/2019/10/blog-post_1.html)
[노트쓰기로 당신의 천재성을 끌어내세요 | 분석맨의 '상상력' (analysisman.com)](https://kr.analysisman.com/2020/03/journaling-lee.html)
[[스티브 잡스의 최대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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